현대자동차의 다목적 승합차 스타리아가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주인공은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짧은 시승 뒤 느껴진 장단점은 명확했다.

자동차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보면 시대상을 반영하는 유행이 존재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너도나도 엔진의 크기를 줄이고 출력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시대와 연료 효율이 좋다는 이유로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적극 권장하던 시대가 있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언제나 장단점은 있었다. 다운사이징이 적극 유행하던 시기에는 낮아진 배기량으로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차의 덩치에 비해 작은 배기량을 가진 엔진은 실용구간에서 쥐어 짜내는 느낌으로 운전의 피로도를 상승시켰다. 결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다운사이징 유행은 자연스럽게 끝났고 제조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다시 배기량을 올렸다.

승용 디젤 역시 마찬가지. 높은 연비와 실용구간에서 만족스러운 출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소음과 진동, 까다로운 유지보수 등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디젤 게이트 사건, 강화된 환경 규제 등은 결국 시장 점유율이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를 마주하니 앞선 두 가지 사례가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디젤의 퇴출, 다운사이징, 그리고 시대의 요구와 유행에 따른 전동화가 합쳐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자를 보면 의구심이 풀릴지도 모른다.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245마력(가솔린 엔진 180마력, 전기모터 54kW)과 최대토크 37.4kg.m(가솔린엔진 27kg.m, 전기모터 304Nm)를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2.6km다. 주로 비교되는 2.2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4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리터당 10.8km다.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시작하면 출력의 여유로움을 먼저 느낄 수 있다. 2.2톤의 무게를 가뿐하게 밀어낸다. 실용 구간에서의 추월 가속은 한 템포 느린 반응을 제외하면 시원하게 수행해낸다. 다만 같은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다른 승용차에 비해 엔진의 개입은 잦고 적극적인 편. 덩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엔진이 켜지고 꺼질 때의 이질감이 크지 않은 것은 칭찬할 점이다.

시승하는 동안 확인한 연비는 공시된 복합 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시속 90~110km의 속도로 약 30km의 구간을 여유롭게 달린 후 달성한 연비는 12.9km/l. 또한 트립에 기록된 주유 후 정보를 살펴보면 152.7km 주행에 연비는 13km/l가 기록됐는데 불특정 다수가 운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치는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도 높은 수준으로 억제됐다. 요즘의 디젤 엔진들도 제법 정숙해지고 진동도 감소됐지만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그것과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자주 정차하는 시내 도로에서 고요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매력이 돋보인다.

핸들링에선 큰 장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급격한 스티어링 조작에는 차체의 전후와 상하가 모두 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상의 영역에서 이러한 급격한 조작을 할 일은 매우 적겠지만, 비슷한 모델들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가장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을 정도다. 대신 가장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할 영역은 존재한다.

같은 관점에서 승차감 역시 마찬가지. 시승 프로그램 중 2열에 앉아 이동하는 구간도 있었는데,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상쇄하는 능력이 조금은 아쉽다. 도로의 요철에 따라 고스란히 느껴지는 충격과 내장재의 삐걱대는 소리는 제법 거슬렸다. 이용할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목적과 용도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내외부 디자인은 기존과 달라진 점이 없어 크게 살펴볼 곳은 없다. 여전히 괴상하게 느껴지는 외부 디자인은 실내에 탑승했을 때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널찍한 창문으로 실내의 개방감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스타리아는 우리나라에서 구매할 수 있는 미니밴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좋은 선택지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결국 승용차보단 상용차로 활용했을 때 그 가치가 빛날 것 같다. 결국 패밀리카의 관점에선 기아 카니발보다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게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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