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음성인식 기능이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디냐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자동차를 꼽을 것이다. 내비게이션이나 에어컨 등 운전하면서도 손이 자주 갈 수밖에 없는 장치들을 전방 주시와 양손 조향에 대한 방해 없이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특히 운전자의 전방 주시는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음성인식은 단순히 편의를 위한 기능을 넘어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 장치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음성인식은 자동차에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볼보 코리아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볼보 코리아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약 3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실정에 딱맞는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인공지능 ‘아리아’를 활용한 음성인식 기능이다.

그리고 볼보는 2023년식부터 국내 출시되는 전 차종에 해당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하기로 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안전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볼보. 이제는 하드웨어를 넘어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까지 챙기면서 ‘안전의 볼보’로 또 한번 거듭나게 된 셈이다.

볼보 XC60
볼보 XC60

볼보 코리아는 이를 기념해 최근 강원도 속초에서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자는 중형 SUV XC60과 이번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거친 V60 크로스컨트리를 각각 시승해볼 수 있었다.

시승 코스는 속초를 출발해 진부령을 넘어 고성의 한 커피숍을 찍고 다시 속초로 돌아오는 구간이었다. 주행하는 동안 가급적 자주 아리아를 활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출발점을 떠나 도로로 진입했다. 한창 속도를 내던 중 아리아를 불렀다.

“아리아.”

차안에는 비트가 강한 힙합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지만 아리아는 내 목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내 ‘띵’하는 소리와 함께 듣고 있던 노래가 음소거됐다. 내 말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음성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아리아
음성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아리아

“통풍시트 켜줘.”

‘띠링’ 소리와 함께 통풍시트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맑은 날이 계속됐던 서울과 달리 속초는 며칠 전부터 비가 내려 매우 습했는데 엉덩이와 등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볼보 XC60
볼보 XC60

다시 음악이 흘러나오고 기분 좋은 드라이빙이 한동안 이어졌다. 와인딩 코스로 접어들면서 도로 한쪽으로 진부령의 절경이 펼쳐졌다.

이런 분위기에 힙합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음악을 바꾸기로 했다. 한번 더 아리아를 불렀다.

“조지 윈스턴 노래 틀어줘.”

잠시 후 조지 윈스턴의 ‘Reflection’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이 창 밖의 초가을 풍경과 어우러지며 감성을 풍부하게 채워줬다.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음악재생 어플리케이션 ‘플로’가 내장돼 있어, 원하는 곡을 언제라도 스트리밍할 수 있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이번에는 음성인식을 활용한 문자 메시지 보내기에 도전해봤다. 볼보 코리아는 아리아를 활용한 문자 메시지 보내기 체험을 돕기 위해 사전에 블루투스 연결이 된 스마트폰 한 대씩을 시승차에 비치했다.

역시나 먼저 아리아를 불렀다. 그리고 “’초코라떼’라고 카페에 문자 메시지 보내줘”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바로 실행에 옮기는 대신, 한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됐다. 아리아는 ‘초코라떼’라는 메시지를 정말로 카페에 보낼 것인지 재차 확인했다.

“메시지 전송”이라고 답하자 잠시 후 ‘초코라떼’라는 문자 메시지가 기착지에 있는 카페로 전달됐다. 나중에 카페에 도착하자 메시지를 받은 직원이 미리 준비해놓은 초코라떼를 건넸다.

음성인식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조작도 가능하다.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내비게이션 중 하나인 티맵이 적용돼 있어,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안정적인 길안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볼보 XC60
볼보 XC60

앞서 언급했듯이 이날 XC60과 V60 크로스컨트리를 시승했고 두대 모두 같은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아리아를 활용한 조작 환경은 동일했다. 제목에 ‘XC60∙V60 크로스컨트리 시승기’라 썼지만 사실상 ‘아리아 체험기’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 지도 모르겠다.

몇가지 안되지만 지금까지 예시를 든 것들은 운전 중 상당히 빈번히 사용되는 기능들이다. 음성인식 기능이 없는 차에서 운전을 하면서 이런 기능들을 조작하려면 스티어링휠에서 한손을 떼고 허리를 살짝 굽혀 고개를 돌려가며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간단한 기능인 것 같지만 안전을 생각했을 때 그 위력은 상당하다.

볼보 XC60
볼보 XC60

비교적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진행된 속초에서의 시승 행사. 아리아 덕분에 더욱 안전하고 즐거운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앞으로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고마워,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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